약사법에서는 의약품을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진단·치료· 경감·처치·예방하거나 사람 또는 동물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한약제제와 전문의약품, 더 나아가 의사, 치과의사가 처방하는Aspirin 등의 일반의약품 또한 약사법상 의약품으로 약리학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규제기관은 한약제제와 일반·전문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 확립을 위해 임상 평가와 약물감시를 지속해야 하며, 의료인은 환자의 임상적 상태 및 병용 약물을 면밀하게 고려해 처방해야 한다. 일반·전문의약품의 경우, 품목허가, 재심사, 위해성 관리계획, 재평가 등의 제도를 통해 시판 전후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임상 환경에서는 Electronic Medical Records (EMR), Drug Utilization Review (DUR) 등을 통해 처방·조제 시 함께 복용할 수 없거나 취약한 환자가 복용할 수 없는 의약품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1,2) DUR은 한방 진료 분야를 제외한 전국 요양기관이 대상으로 처방전 내 병용·연령·임부 금기 의약품 및 처방전 간 병용 금기, 효능군 중복 의약품을 점검하여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예방할 수 있으나, 한방 분야는 아직 시행 대상이 아니므로 한약의 경우 이러한 서비스가 적용될 수 없다.3) 또한 한국은 의료체계가 양·한방으로 이원화되어 의사와 한의사의 처방 범위가 다르다.4) 이로 인해 의사는 한약을, 한의사는 양약을 처방할 수 없으며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다.반면,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양·한방 의료를 모두 선택할 수 있어 양·한방 의료 서비스를 동시에 경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의약품 청구현황에 따르면, 한약제제 약품비가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며 2019년 기준, 382억원의 한약제제 약품비가 청구되었다. 의약품(한방제외) 또한 건강보험 청구금액이 매년 증가해 2019년, 193,211억원이 청구되는 등 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동시에 복용할 가능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병용으로 인한 잠재적 상호작용 위험에 대해 면밀한 관찰 및 중재가 필요하다. 특히 복용하는 약물이 많은 노인 및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상호작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중점적으로 조사할 필요성이 요구된다.5-7)
국내외에서 수행된 다양한 임상 및 문헌고찰 연구에서는 양약과 한약의 병용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한 약동학 연구에서는 갈근탕과 아세트아미노펜을 병용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의 AUC가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인성 간손상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서는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의 대다수가 양약과의 병용과 관련이 있었음을 제시했다.8,9) 건강인 및 뇌혈관 질환자를 대상으로 Aspirin과 오적산을 병용투여한 연구에서는 혈중 최고농도 도달 시간이 변화하는 약동학적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있었다.10) 이처럼, 다수 연구와 문헌 고찰을 통해 양약과 한약의 병용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수행된 양약과 한약의 병용 실태를 파악하는 연구로 대만의 국가건강보험을 활용하여 양약-한약의 병용현황을 파악한 단면 연구, 중국 상해에서의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양약-한약의 병용 현황을 파악한 전향적 연구, 그리고 국내환자표본자료(National Patient Sample)를 활용해 처방 양방의약품과 한약제제 병용 실태를 분석한 연구가 있었다.11-13) 대만의연구는 보험 적용되는 한약의 종류와 약재의 기원이 한국과 달라 국내에 적용하기 어려우며, 중국 연구의 경우 특정 지역에서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전체 집단에서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환자표본자료 활용 연구에서는 병용 실태와 병용군의 특성을 제시했으나, 병용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와 다빈도 병용 조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2.0을 활용하여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떠한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가 주로 병용 처방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이들 조합으로 인해 발생가능한 잠재적 상호작용을 고찰하여 제시하고자 하였다. 양약과 한약의 상호작용에 대한 임상적 데이터베이스 및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빈용 처방을 확인함으로써, 양·한방 각 의료진이 노인과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환자의 처방 시 주의 및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국내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의 병용 처방 실태를 파악하고 잠재적 상호작용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2.0 분석을 통하여 다년간 병용실태 및 다빈도 병용 조합을 조사하였으며, 문헌 고찰을 통해 잠재적 상호작용을 분석하였다. 단, 한약제제는 보건복지부 고시‘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에 수록된 단미엑스혼합제로 한정하였으며, 병용 조합에서는 일반·전문의약품 중 복합제를 제외하였다.
연구 자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2.0을 사용하였으며, 이차자료원을 활용한 연구로 IRB 심사면제 건에 해당하여, 성균관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IRB No.: SKKU 2020)을 득한 후 분석을 시행하였다. 잠재적 상호작용은 도서 및 검색포털을 이용해 비임상, 임상, 역학, 문헌 고찰연구 등의문헌을 참고해 파악하였다.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2010-2015년간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 추이, 2015년 병용군의 인구사회·임상적 특성,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다빈도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 조합 및 잠재적 상호작용을 제시하였다.
현 건강보험제도 하에서 모든 전문의약품(의사, 치과의사가 처방하는 일반의약품 포함)과 ‘한약제제 급여목록 및 상한금액표’ 에 수재된 한약제제는 각각 의사와 한의사의 처방 없이 조제될 수 없다. 따라서 건강보험가입자 및 의료급여수급권자 자격을 유지한 표본코호트 100만명 중,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년에 한약제제를 한 번 이상 처방 받은 자를 추출하였다. 이후, 한약제제 복용기간 중에 전문의약품(처방 일반의약품 포함)을 병용한 군과 병용하지 않은 군으로 분류하였으며,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은 같은 날, 같은 대상자가 두 의약품을 모두 복용한 것으로 정의하였다. 단, 의약품 장기 처방 및 다제 복용이 많은 노인과 만성질환자가 병용의 대다수를 차지함을 고려해 한약제제 복용기간을 2일 연장하였다. 일반·전문의약품과한약제제는 각각 약제급여목록표와 한약제제 급여목록표를 활용하여 성분명(한약제제의 경우 처방명과 제품코드)을 확인하였다.
2015년의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독립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성별, 연령, 지역, 소득분위 등 인구·사회학적 변수를 선택하였다. 대상자의 성별은 남성과여성, 연령은 0-19, 20-39, 40-59, 60-79세, 80세 이상으로 5개 그룹으로 범주화했다. 지역은 수도권, 지역별 광역시, 기타 지역으로 나누었으며, 소득분위는 0-2, 3-5, 6-8, 9-10분위 4개의 그룹으로 범주화 하였다.
또한 대상자의 임상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 보유 여부와 Charlson Comorbidity Index (CCI)에 따라 범주화 하였다. 상기 질환의 경우, 각 대상자의 2014년 상병 내역을 확인하여 질병코드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당뇨: ‘E10’, ‘E11’, ‘E12’, ‘E13’, ‘E14’,고혈압: ‘I10’, ‘I11’, ‘I12’, ‘I13’, ‘I15’, 고지혈증: ‘E78’, 심혈관질환: ‘I20’, ‘I21’, ‘I22’, ‘I23’, ‘I24’, ‘I25’, ‘I28’, ‘I42’, ‘I43’, ‘I50’, ‘I51’, ‘I52’. CCI는 점수에 따라 0, 1-2, 3 이상으로 분류하였다.
기술 통계분석을 통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군의 성·연령별 분포, 다빈도 병용 조합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2015년 기준 병용 군과 병용하지 않은 군의 인구사회·임상적 특성 및 차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카이제곱검정을 사용했으며, 병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SAS9.4 (SAS Institute Inc., Cary, NC, USA)와 Microsoft Excel 2016 (Microsoft Corp., Redmond, WA)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p-value <0.05일 때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정하였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한약제제를 한 번 이상 복용한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표본 코호트 내 2010년 기준39,622명이었던 한약제제 복용 환자 수는 2015년, 65,384명까지 늘어났다. 한약제제 사용 증가에 따라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병용하는 환자 수도 나란히 증가했다. 2010년 24,678명이었던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 환자 수는 2015년에 증가하여 49,735명으로 나타났다. 한약제제 복용 환자 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반면, 한약제제만 복용한 환자 수는 2010년 14,944명, 2011년 17,941명, 2012년 16,944명, 2013년 16,233명, 2014년16,009명, 2015년 15,649명으로 5년 사이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반대로,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병용한 환자 수는 2010년 24,678명, 2011년 43,289명, 2012년 44,089명, 2013년 46,601명, 2014년 48,613명, 2015년 49,73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였다(Fig. 1).
2010년부터 2015년까지 2010년 제외, 60-79세에서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동안 0-19세는 2012년을 제외하고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병용이 꾸준히 감소했으며, 20-39세는 큰 차이가 없었다. 40-59세는 2010년부터 소폭 증가하였으나 2015년에는 감소하였으며, 80세 이상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60-79세는 2011년 19,044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이후 2012년 19,988명, 2013년 22,851명, 2014년 24,888명, 2015년 26,79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전체 병용환자 중60-79세가 차지하는 분율도 2010년 29%, 2011년 44%, 2012년 45%, 2013년 49%, 2014년 51%, 2015년 54%로 매년 증가했다(Fig. 2).
2015년 한약제제를 한 번 이상 복용한 환자는 65,384명이었으며, 그 중 한약제제와 일반·전문의약품을 병용 처방받은 환자는49,735명, 한약제제만 단독으로 복용한 환자는 15,649명이었다.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병용한 군(이하 병용군)과 한약제제만 단독복용한 군(이하 비병용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으나, 병용군은 60-79세가 53.88%, 비병용군은 40-59세(32.76%), 20-39세(31.13%)가 다수를 차지해 대상자의 연령 분포에 차이가 있었다. 지역별로는 병용군(41.49%)과 비병용군(44.90%) 모두에서 수도권이 다수를 차지했으며, 기타 지역, 광역시(부산 광주대전 대구 울산) 순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경우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더 병용하였으며(0-2분위: 18.99%, 3-5분위: 19.00%, 6-8분위: 28.95%, 9-10분위: 33.06%), 비병용군은 0-2분위: 17.81%, 3-5분위: 22.70%, 6-8분위: 31.45%, 9-10분위: 28.04%로 나타났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 환자도 병용군이 비병용군보다 더 많았다. 병용군 중 당뇨병 환자는26.53%(13,193명), 고혈압 47.25%(23,500명), 고지혈증 43.41%(21,592명)로 나타났고, 비병용군에서는 당뇨병 4.79%(749명), 고혈압 6.43%(1,007명), 고지혈증 10.61%(1,660명)를 차지했다. 심혈관질환의 경우도 병용군이 14.79%(7,356명)로 비병용군2.43%(380명)보다 높았다. CCI는 병용군에서 0점 54.42%(27,068명), 1-2점 38.38%(19,089명), 3점 이상이 7.19%(3,578명)였으며, 비병용군에서는 0점 75.11%(11,754명), 1-2점 23.25%(3,638명), 3점 이상 1.64%(257명)로 나타났다(Table 1).
Characteristics of Patients taking prescribed Herbal Medicines in 2015
병용군(n=49,735) | 한약제제 단독복용(n=15,649) | p-Values† | ||||
---|---|---|---|---|---|---|
성별(n, %) | 남성 | 16,343 | 32.86 | 6,882 | 43.98 | <0.001 |
여성 | 33,392 | 67.14 | 8,767 | 56.02 | ||
연령(n, %) | 0-19세 | 2,371 | 4.77 | 2,119 | 13.54 | <0.001 |
20-39세 | 4,439 | 8.93 | 4,871 | 31.13 | ||
40-59세 | 11,135 | 22.39 | 5,126 | 32.76 | ||
60-79세 | 26,799 | 53.88 | 3,103 | 19.83 | ||
80세 이상 | 4,991 | 10.04 | 430 | 2.75 | ||
지역(n, %) | 수도권 | 20,636 | 41.49 | 7,027 | 44.90 | |
지역 광역시 | 10,322 | 20.75 | 3,305 | 21.12 | <0.001 | |
기타 지역 | 18,777 | 37.75 | 5,317 | 33.98 | ||
소득분위‡(n, %) | 0-2분위 | 9,443 | 18.99 | 2,787 | 17.81 | <0.001 |
3-5분위 | 9,451 | 19.00 | 3,552 | 22.70 | ||
6-8분위 | 14,397 | 28.95 | 4,922 | 31.45 | ||
9-10분위 | 16,444 | 33.06 | 4,388 | 28.04 | ||
당뇨(n, %) | 13,193 | 26.53 | 749 | 4.79 | <0.001 | |
고혈압(n, %) | 23,500 | 47.25 | 1,007 | 6.43 | <0.001 | |
고지혈증(n, %) | 21,592 | 43.41 | 1,660 | 10.61 | <0.001 | |
심혈관질환(n, %) | 7,356 | 14.79 | 380 | 2.43 | <0.001 | |
CCI(n, %) | 0 | 27,068 | 54.42 | 11,754 | 75.11 | |
1-2 | 19,089 | 38.38 | 3,638 | 23.25 | <0.001 | |
≥3 | 3,578 | 7.19 | 257 | 1.64 |
†p-Value is calculated using χ2 test. p-Value<0.05 indicated that the difference was statistically significant.
‡Income levels are classified into 11 groups ranging from 0-10, according to the type of health insurance. Q0 represents the lowest income, and Q10 represents the highest income
2015년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성별, 연령,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CCI가 병용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혈압(aOR, 4.89; 95% CI, 4.54-5.27), 고지혈증(aOR, 2.01; 95% CI, 1.89-2.14), 당뇨(aOR, 1.81; 95% CI, 1.67-1.98) 등의 만성질환이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였으며, 다음으로는 CCI(aOR, 1.59; 95% CI, 1.53-1.66)가 병용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소득분위는 다변수분석에서 병용과 독립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Factors associated with Concurrent use of prescribed OTC · ETC drugs and Herbal Medicines
단변량분석 | 다변량분석 | |||
---|---|---|---|---|
Crude OR (95% CI) | p-Values | Adjusted OR (95% CI) | p-Values | |
성별 | 1.60 (1.55-1.66) | <0.0001 | 1.32 (1.24-1.37) | <0.0001 |
연령 | 1.04 (1.04-1.04) | <0.0001 | 1.02 (1.02-1.02) | <0.0001 |
소득 | 1.05 (1.04-1.07) | <0.0001 | 1.02 (1.00-1.04) | 0.0474 |
당뇨 | 7.18 (6.66-7.75) | <0.0001 | 1.81 (1.67-1.98) | <0.0001 |
고혈압 | 13.02 (12.18-13.91) | <0.0001 | 4.89 (4.54-5.27) | <0.0001 |
고지혈증 | 6.47 (6.13-6.82) | <0.0001 | 2.01 (1.89-2.14) | <0.0001 |
심혈관질환 | 6.97 (6.28-7.74) | <0.0001 | 1.22 (1.09-1.37) | 0.0007 |
CCI | 2.33 (2.25-2.41) | <0.0001 | 1.59 (1.53-1.66) | <0.0001 |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군에서 도출된 병용 조합은 총 9,258,950 건이었다. 이 중에서 복합제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상위 10개 다빈도 병용 조합은 궁하탕-Aspirin (25,828건),오적산-Aspirin (24,299건), 오적산-Atorvastatin (21,986건), 궁하탕 -Atorvastatin (21,417건), 이진탕-Aspirin (14,396건), 궁하탕-Amlodipine (14,122건), 오적산-Amlodipine (13,555건), 평위산-Aspirin (13,071건), 향사평위산-Aspirin (11,542건), 평위산-Atorvastatin (11,413건) 순으로 나타났다(Table 3). 상기 조합 중오적산을 제외한 나머지 한약제제는 식약처 분류 상 소화기관용 약제였으며, 일반·전문의약품은 심혈관계 약제가 다수를 차지했다. 다빈도 병용 조합 상위 200개를 추출하여 효능군별로 조합한 결과, 소화기계 의약품-소화기계 한약제제가 14.5%로 제일 많았으며 심혈관계 의약품-소화기계 한약제제(13.5%), 해열진통 소염제-소화기계 한약제제(11.5%) 순으로 나타나 소화기계 한약제제가 주로 병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3).
Top 10 Combinations of the frequently concurrent use of prescribed OTC · ETC drugs and Herbal Medicines
순위 | 조합 | 병용 건수 |
---|---|---|
1 | 궁하탕-Aspirin | 25,828 |
2 | 오적산-Aspirin | 24,299 |
3 | 오적산-Atorvastatin | 21,986 |
4 | 궁하탕-Atorvastatin | 21,417 |
5 | 이진탕-Aspirin | 14,396 |
6 | 궁하탕-Amlodipine | 14,122 |
7 | 오적산-Amlodipine | 13,555 |
8 | 평위산-Aspirin | 13,071 |
9 | 향사평위산-Aspirin | 11,542 |
10 | 평위산-Atorvastatin | 11,413 |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2.0을 활용하여 국내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의 병용 처방 실태를 파악하고, 병용군의 인구사회·임상적 특성,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다빈도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 조합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한약제제 복용군 중에서 병용군과 비병용군의 인구사회, 임상적 특성 차를 확인하고자 하였으므로 비 병용군은 한약제제만 복용한 군으로 한정하였다.
연구 결과, 약과 한약제제의 약품비 청구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이로 인한 병용도 늘어났을 것이라는 가설에 따라, 2010-2015년 동안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를 병용하는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였다. 2010-2015년의 자료 분석결과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이 2010년 2.5%에서 2015년 5.2%로증가 추세였으며, 60-79세 노인 인구에서의 증가율이 2010년0.7%에서 2015년 2.8%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11년의 한약제제 복용 환자가 2010년 대비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는 2011년부터 한의원의 65세 이상 노인 본인부담기준금액이 상향 조정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본인부담기준금액이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해당 범위 내에서 한약제제가 처방될 시 환자는 2,100원의 진료비만 부담하게 되어 한약제제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대비 여성에서 병용이 많았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11,13) 이는 의약품 다제복용 및 장기 처방이 많은 노인과만성질환자에서 병용 투여의 확률이 높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한약제제를 많이 처방받기 때문에 병용 처방도 더 빈번히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14)
병용 투여군 중 고혈압 환자는 47%, 고지혈증 환자는 43%,당뇨 환자는 27%를 차지했으며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aOR, 4.89; 95% CI, 4.54-5.27), 고지혈증(aOR, 2.01; 95% CI, 1.89-2.14), 당뇨(aOR, 1.81; 95% CI, 1.67-1.98) 등의 만성질환이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 변수인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CCI (aOR, 1.59; 95% CI, 1.53-1.66)가 병용과 관련이 있었으며, 특히 CCI가 3점 이상인 환자에서도 다수 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병용으로 인한 이상 반응 관리가 필요하다.
상위 200개 다빈도 병용 조합에서는 소화기계 일반·전문의약품이 소화기계 한약제제와 빈번히 병용 처방되었다. 제산제, H2 Receptor Antagonist, Proton Pump Inhibitor, 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등과 같은 산 분비 억제제는 위산 농도 저하를 통해 소화기계 한약제제의 흡수를 늦출 수 있으며, 반하, 후박, 황련 등의 소화기계 약재에 함유된 alkaloid 흡수를 증가시킬 수있다.15) 또한 대황은 사하작용이 있어 하제, 위장관 운동 조절제등의 일반·전문의약품과 병용 시에 약물의 효과가 상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16) 다빈도 상위 10개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병용 조합을 살펴보면, 궁하탕-Aspirin, 오적산-Aspirin, 오적산-Atorvastatin 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심혈관계 일반·전문의약품이 소화기계 한약제제와 빈번히 병용 처방되었다. 이 중, Amlodipine-감초·생강 함유 한약제제, Aspirin-천궁·당귀 함유 한약제제 등은 약리학적 기전 상 이상 반응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Amlodipine의 경우 감초 함유 한약제제와 병용 시,감초의 glycyrrhetic acid가 11-ß hydroxysteroid dehydrogenase를억제하여 cortisol의 cortisone 전환을 차단한다. cortisol은 aldosterone보다 mineral corticoid 수용체에 대한 친화력이 높아 pseudo-aldosterone-like effect를 유발하여 수분의 재흡수가 증가할 수 있다.17-20) 이는 Amlodipine의 혈압 강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감초 함유 한약제제 허가사항에 하루 1g 이상의 감초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위 알도스테론증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감초 함유 한약제제의 경우, 상기기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칼륨증으로 인해 근박약, 무기력증등의 근육병증 발생이 보고되고 있으며, Atorvastatin 포함 스타틴 계열 약물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근육통과 더불어 나타날 시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21) 생강의 열수추출물은 칼슘 채널을 억제하므로 생강 함유 한약제제인 궁하탕, 이진탕, 평위산 등과 장기간 병용 시, 항고혈압 효과가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22,23) 천궁은 사람의 혈장에서 PT time을 연장시켜 혈액의 응고를 억제하므로, 천궁 함유 제제인 오적산, 궁하탕을 aspirin과장기간 병용 시 항혈전 효과 증대와 출혈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24) 상기 약리학적 기전을 바탕으로 다빈도 병용으로 인한 잠재적 상호작용을 고찰했을 때,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병용에 주의가 필요하며 투여용량에 따른 약동·약력학적 연구 수행 등안전성 근거 확립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한약은 한약제제 이외에도 첩약 등 여러 형태로 사용되므로 병용으로 인한 분석 결과 및 약물상호작용 해석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장점은 기존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의 병용처방 실태, 병용군의 특성을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다빈도 병용 조합을 도출하고 잠재적 상호작용을 고찰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병용 유의 및 관리 대상을 확인했으며 향후 병용의 안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갖는다. 첫째, 처방되지 않은 일반의약품과 비보험 한약의 경우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병용이 과소평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전체적인 병용의 경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둘째, 2010-2015년의 자료로 현재 병용 현황 및 처방 양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비록 현재와 시간 차이가 있지만, 다빈도 병용되는 대부분의 일반·전문의약품 및 한약제제는 현재도 빈용되는 전형적인 약물로 다양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다. 셋째, 잠재적 상호작용은 문헌적 고찰을 통해 도출된 것으로 실제 실험적, 역학적 분석을 통한 연구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 확립을 위해 병용으로 인한 건강 결과를 확인하는 체계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국내 건강보험 가입자 및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해 대표성을 가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2.0을 활용하여 국내 일반·전문의약품과 한약제제의 병용 처방 실태를 파악하고, 병용군의 인구사회·임상적 특성,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다빈도 일반·전문의약품-한약제제 병용 처방 조합을 도출하였다. 이를 통해 양약과 한약의 병용 실태 및 병용군의 특성을 파악한 기존 국내외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더 나아가 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다빈도 병용 조합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병용 유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다빈도 병용 조합의 임상약리학적, 역학적 연구 수행을 통해 병용의 안전성 근거 확립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본 연구는 2021~2025년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개발비(21153MFDS607)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저자는 이해 상충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