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허만료의약품의 약가 결정 방식은 기존의 동일성분 동일가격 원칙에서 시판허가시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동일성분이라도 가격이 차등 적용되는 계단식 약가 방식으로 2020년 7월부터 개편되었다.1) 기존의 방식은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의 약가 차이가 없어 제네릭 사용에 대한 유인이 부족하였고 특허의약품 가격의 53.55%로 산정된 이후 특허만료 의약품의 가격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추가로 인하되는 기전이 없어 제네릭 약가가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2-3) 제네릭 의약품 판매사들은 53.55%로 산정된 가격에 도시장 진입의 유인이 컸고, atorvastatin의 경우 동일 성분코드로100개 이상의 품목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는 등 무분별한 제네릭 제품 등재도 문제로 지적되었다.4)

새로운 약가제도의 약가 차등의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시 요건으로 판단하는데, 제네릭 판매사가 (1)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자료 또는 임상시험 입장 자료를 제출하였거나, (2)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 입증 서류를 제출하였는지가 그 기준이다. 이에 대하여 2개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네릭은 최초 등재제품 상한가의 53.55%로 산정하고, 1개 기준 만족 시45.52% (53.55%×0.85), 0개 기준 만족 시 38.69% (53.55%×0.85 ×0.85)로 산정한다. 이러한 체계는 급여목록표의 등재 약품수가20개 미만일 때 까지만 적용되며 20개 이상인 경우에는 기등재된 동일제제 상한 금액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중 낮은 금액의 85%로 산정함으로써 등재 순서에 따라 계속 약가가 낮아지는 구조가 되었다. 무엇보다 후발 제네릭 판매사에게는 시장진입의 유인이 크게 감소하였고 무분별한 제네릭 등재 양상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되었다.

본 단보(short report)에서는 새로운 약가제도 적용 이후 제네릭 제품의 등재 양상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진입 순서에 따라 약가가 낮아지는 구조로 신규 등재 품목수가 일정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을 것이나 만약 낮은 약가로도 여전히 이윤이 발생하는 시장이라면 계속해서 제네릭 제품이 진입할 것이다. 또는 선진입 제네릭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거나 새로운 전략이 등장할 수도 있다. 본 단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목록상의 등재 품목수와 가격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가정을 탐색할 시의적절한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급여 등재 품목수 변화

건강보험 약제급여목록 상의 전체 등재 품목수는 새로운 약가제도 적용 이전까지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2020년 9월 이후부터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신규 등재 품목수의 감소로 인한 것으로 신규 등재 제품은 개편 직전까지 증가하였으나 2020년 9월 이후에는 크게 감소하였다(Fig. 1). 이 결과에서 약가제도 개편 직전까지 신규등재 품목수가 증가하는 것은 새로운 제도가 적용되기 전에 건강보험에 서둘러 등재한 효과(막차타기 현상)로 추정된다. 이를 계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Phase I: 제도 영향 이전), 2019년 9월부터2020년 8월(Phase II: 막차타기),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Phase III: 제도 이후)의 세 시기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Phase I 에서의 신규등재 품목수는 월평균 236건, 성분코드수는 151건,성분코드당 품목수는 1.5개였다. Phase II 에서의 신규등재 품목수는 월평균 428건, 성분코드수는 255건, 성분코드당 품목수는1.6개였다. Phase III 에서의 신규등재 품목수는 월평균 84건, 성분코드수는 48건, 성분코드당 품목수는 1.7개였다.

Fig. 1. The number of newly listed pharmaceutical products on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reimbursement scheme by month

한편 2021년 3월 이전까지 월별 신규 품목코드수와 성분코드수의 비가 1.0에서 2.0 사이에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소수의 제네릭 제품이 꾸준히 등재되는 양상을 의미하며, 2021년 5월에 성분코드당 품목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이 시기에 특정 제품의 특허만료로 신규 제네릭이 다수 등재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제품은 atorvastatin+ezetimibe 복합제로 확인되었다.

약가 변화 사례 분석

첫 번째 사례는 약가제도 개편 이후에 신규 제네릭이 등재된 사례로, atorvastatin 10 mg+ezetinibe 10 mg 복합제(아토젯정, MSD, 주성분코드 633800ATB) 제네릭의 월별 등재 가격을 확인하였다. 해당 약제는 2021년 4월에 첫 제네릭이 등재되었고2021년 10월 급여목록에는 동일 주성분코드로 총 102개의 품목이 등재되어 있다. Table 1의 월별 제네릭 등재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4월에 22개의 제네릭 제품이 동시에 등재되었고, 이들의 약가는 기존 특허제품 가격의 85.0% 수준이었다. 이미 20개 이상의 제네릭이 등재되었으므로 그 이후 등재되는 제네릭제품들은 자체생동성시험이나 원료의약품 등록에 대한 가격 가산이 없으며 기준과 무관하게 다수의 판매사가 한꺼번에 등재하였다. 2021년 5월에는 78개의 새로운 제네릭 제품이 등재되었고 이후 제품들의 가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약가제도에 의하면 20번째 이후의 제품은 (1) 기존의 제네릭의 최저가와 (2) 오리지널 제품의 인하된 약가*×85%×85% 중 더 낮은 가격의 85%의 약가를 받는다. 이 사례에서는 두 번째 기준을 적용 받아 이전 제네릭의 85%×85% 가격인 637원을 받았다. 2021년 6월에는 1개의 제네릭 제품이 등재되었으며 다시 85% 가격인 541원에 등재되었다(Table 1). 이후 2021년 10월 현재까지 더이상의 제네릭 등재는 없었다. 이 사례에서 다룬 약제는 함량조성에 따라 3가지 약제(주성분코드 기준)가 더 존재하나, 모두동일한 양상을 보임을 확인하였고 결과에서는 생략하였다.

Table 1

Listing status of the generic products of atorvastatin 10 mg+ezetinibe 10 mg combination treatment

Listed month (year-month)	Number of new generic products	Listed price (KRW)	Ratio*
Before off-patent		1,037**
2021-04	22	881 (lowest 863)	0.850
2021-05	78	637	0.723
2021-06	1	541	0.849
2021-07	0	-	-
2021-08	0	-	-

*Ratio is the price ratio compared with the previous month.

**This is the original product’s price before generic listing. Generic code of 633800ATB was used for atorvastatin 10 mg+ezetinibe 10 mg combination treatment.

두 번째 사례는 약가제도 개편 이전에 특허 만료된 약제로,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300 mg (비리어드정, 길리어드, 주성분코드 493901ATB) 제네릭의 월별 등재 가격을 확인하였다. 본 약제는 2018년 11월에 첫 제네릭이 등재되었고 2021년 10월급여목록에는 총 25개의 품목이 등재되어 있다. Table 2의 월별 제네릭 등재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11월에 9개의 제네릭 제품이 등재된 이래, 꾸준히 등재가 이루어졌으나 2020년 8월을마지막으로 2021년 10월 현재까지 더 이상의 제네릭은 등재되지 않고 있다. 첫 번째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68%의 가격을 받고 이후 등재되는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53.55%인 2,505원의 동일 가격으로 등재되고 있었다(Table 2). 이 약제가 B형 간염 치료제로 유병률을 고려하면 고혈압 약제에 비해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작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꾸준히 제네릭이 등재되었음이 의미 있는 결과로 보이며, 이후 새로운 약가제도에서 더 이상의 제네릭이 등재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Table 2

Listing status of the generic products of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300 mg

Listed month (year-month)	Number of new generic products	Listed price (KRW)	Ratio*
Before off-patent	1	4,727
2018-11	9	3,181 (lowest 2,215)	0.689
2019-02	1	3,181	1.436
2019-03	1	2,783	0.875
2019-07	2	2,505	0.965
2019-09	1	2,783	1.072
2019-11	1	2,504	0.900
2019-12	1	2,505	1.000
2020-02	1	2,505	1.000
2020-03	1	2,505	1.000
2020-04	1	2,505	1.000
2020-05	1	2,505	1.000
2020-06	2	2,505	1.000
2020-07	3	2,505	1.000
2020-08	1	2,505	1.000

*Ratio is the price ratio compared with the previous month.

**This is the original product’s price before patent-off. Generic code of 493901ATB was used for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300 mg.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약가제도 도입 이후 약제급여목록에 신규 품목의 등재가 감소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첫째, 제도 개편 이전에 이미 제네릭이 등재된 약제들이 더 이상 제네릭 진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둘째, 새로 특허가 만료되는 약제들은 제네릭 진입 순서에 따라 약가 산정에 있어 불리하므로 제네릭 품목 수 20개 선에서 등재가 조절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torvastatin+ezetinibe 복합제의 사례에서 보듯 ‘동일월에 동일가’를 부여하는 이 정책은 제네릭 판매사들이 오리지널 특허만료 직후 동시에 등재되려는 강한 유인을 갖기 때문에 제약사가 20개 안에 들고자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또는 아예 경쟁을 차단하고자 다수의 위임형 제네릭을 판매하는 식의 시장 선점 전략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약사법 개정으로 공동생동에 대한 규제가 마련되었고, 현재는 경과규정이 있어 유예 중인 관계로 식약처와 복지부 간의 정책 시행에 시차가 있는 상황이다.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경쟁적 등재에 대한 양상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가정책은 저렴한 제네릭의 사용이 합리적이며 선호되는 것으로 유도되도록 해야 함에도 현 제도는 후발 진입한 제네릭이 더 낮은 가격을 갖게 됨으로써 싼 약의 사용을 장려할 명분을 약하게 한다. 향후 제도의 심층적인 분석을 위하여 제네릭 제품의가격과 청구금액을 확인하여 새로운 약가제도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2021R1F1A1062230)으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

*일반적으로 53.55%로 인하된 가격을 의미하지만, 복합제의 경우 이미 개량신약으로 등재될 때 단일요법제 가격의 53.55%를 적용받아등재되었으므로 제네릭 등재로 인한 별도의 인하는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저자는 이해 상충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선언한다.